재단법인 중남미문화원

미술관

전통의상 직물전시실

인류 고대 문명 중 가장 오래전에 싹틔운 문명으로 실을 짜서 천을 만드는 방직과 편직 과정을 거친 옷의 제조와 사용이 있다. 아시아에서 베링해협을 거쳐 기원전 9천 년 경에 오늘날 미주대륙 남단까지 정착한 선주민들도 약 2천 년 전부터 동물털이나 거친 야생섬유를 이용하여 실을 뽑고 천을 짜서 추위와 외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실용적인 일상 의류를 만들었다.

또한 종교적 의식을 위한 장신용, 소속 공동체에서의 신분 구별용으로 주변 환경을 이용한 화훼류, 천문학, 기하학적 디자인의 화려하고 신비스런 독특한 천과 직물, 의상을 발전시키면서 16세기 서구 식민기와 19세기 독립 후 그리고 근현대를 거친 변화 속에서도 오늘날까지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 나가고 있다. 멕시코, 과테말라 등 중미 일원의 나와뜰(Nahuatl)과 마야 민족의 직물의 신 익스첼(Ixchel),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 칠레 등 안데스 일원의 께추아(Quechua)족인 빠라까스(Paracas), 찬카이(Chancay), 나즈카(Nazca), 아이마라(Aymara) 등 잉카로 이어진 전통 의상과 직물은 소중한 세계 문화유산이다.

위삘(Huipil)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멕시코, 과테말라 중미 일원 원주민 여성들의 가장 흔한 옷인 위삘은 직사각형의 원단을 반으로 접어 목이 나오는 구멍을 내어 양쪽 겨드랑이에 트임을 두고 아래는 꿰맨 형태로 하나의 원단으로 되어 있는 것과 2~3개를 이어 만든 것이 있다. 면과 모를 주로 사용하며 두 가지를 혼방하기도 하는 위삘은 섬세하고 화려한 자수를 놓는 것이 특징이다.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어 위삘의 모양으로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있다. 위삘은 뛰어난 기술과 창의성을 요하는 예술 그 이상이며 원주민들이 전통 문화를 고수하겠다는 긍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폰초 (Poncho)

폰초는 남미 안데스 지방의 전통 의상이다. 망토 모양의 옷으로 중남미 일대의 인디언들이 입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원래는 선명한 색채로서 폭넓은 줄무늬가 지게 짜낸 거친 모직물의 직사각형이나 마름모꼴의 천 이름이었으나 후에 의복 형태의 명칭이 되었다. 한복판에 머리를 내놓을 구멍을 내어서 걸치고 신체의 앞뒤로 늘어뜨려서 겉옷으로서 입거나 그대로 모포로서 사용한다. 유럽에서는 방수천을 사용한 폰초 모양의 옷이 레인코트 대신 사용된다.

치아파스 (Chiapas) 드레스

멕시코 치아파스 지역의 전통의복은 치아파스 데 코르소(Chiapas de Corzo)에서 유래되었는데, 검은 천이나 어두운 바탕의 천에 다채로운 꽃무늬로 장식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새틴 블라우스 바탕에 반원의 칼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자용은 칼라를 풀어 놓는 것이 특징이다. 치마의 다채로운 꽃무늬는 실크로 된 실로 수를 놓는데 주로 주황색, 핑크색, 파란색, 흰색을 사용한다. 치아파스는 엄청난 시간과 인내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몰라 (Mola)

파나마 남부 카리브 해 연안 산 블라스(San Blas) 군도에 거주하는 원주민 쿠나(Kuna) 인디오의 수공예 자수 작품으로 붉은색, 오렌지색 또는 검은색 천 위에 원시적이며 기하학적인 디자인과 동물, 야생화 모양을 담은 전통의상(블라우스, 앞치마, 허리띠)나 타피스(Tapiz) 류의 수공예 직물이며 오늘날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인디오 민속예술 중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정한 색깔의 밑바탕 천위에 다른 색의 천을 올려 업혀 누벼 뜨거나 수를 놓아 겹쳐간다. 보통 7세부터 수를 배우기 시작하여 결혼기까지는 숙련된 몰라 작가로 성장한다.